내가보는 세상 이야기

칠순노인 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 !

담박제 2004. 9. 14. 03:48
 

칠순의 노인에게 어디서 저런 힘이 솟아 날수 있을까?

그것은 노인이 자신이 지니고 있는 정체성의 신념 때문이리라.

오늘도 나는 뭔가 확실히 불만을 털어  말씀을 드리고

깝깝한 내 입장을  말씀드려야한다 라는 다짐을 하고

어르신을 찾아 뵈었지만 .....



노인 앞에 다가가 앉으면 그 기세에  주눅이 들고는 한다.

그 기세가  한없이 밉기도 했지만 부럽기도 했다.

번번히  그 다짐은 무너져버리기만 하는 것이다. 

보편적으로 이름 석자가 사방에 날리는 사람을 만나보면  그 사람의 지위나 환경이 높고 낮음 의 관계없이 나이롱뽕으로 얻게 되는 것은 절대 아닌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뭔가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하고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다 .

그 사람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향기를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평생을 무당으로서 살아오신 내 신어머니  어린나이에 신이 지펴 평생을 무녀로서

살아온 어르신 그 무당으로서의 확고한 정체성과 신념 앞에서는

고개를 들 수가 없는 것이다 .

칠순이 훨 넘어 그 동안 숙원처럼 계획 했던 작업을 시작 하시는

그분의  열정이 나는 존경스럽기만 한 것이다.

우리네 무 의 문화를 종교적인 측면보다도 전통과 예술적인 측면을 살리고

그래서  무당이라는 인식을  재인식시키시려 노력하시는 내 신어머니

세월이 각박하게 흐를수록  굿의 본질이 화해와 용서, 화합, 희생, 사랑, 나눔

이라는 것과 우리의 문화임을  알리고자  평생을 자기희생 속에 몸과 마음을 다

받치시는 것이다.


그 과정에 노인특유의 고집과 아집, 뿐만 아니라 당신의 불안한 미래와 제자들의 대한 

의심(?)까지가 복잡하게 얽혀서 나를 보통 힘들게 하시는 것이 아니다.

여러 인연 속에서 그중에도  스승과 제자  신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서 상처를 많이 받으시다보니 더욱이 그러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어떤 때는 부화가 치밀어 올라

나는 열나 투덜대기도 하는 것이다.


에고. 세상에 그 노인네가 힘없이 어두컴컴한 이층 거실에 누워계시다가

내목소리에 반갑게 일어나 앉으신다.


그리고선 연이어 “이렇구 저렇구” 하시면서 하소연을 하신다.

외로움 이 짙게 배인 목소리로   말씀을 하신다.

“평생을 무당으로 살면서 천대 받고 멸시당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론을 생각하셨고   선조들의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고 있던

대동굿이 사라지는 것 이 안타까워 보존 과 전승에 앞장서시어

자기희생을 하신 분 . 누구도 그 심연속에 아픔을  알아주지 않고

뒤 받침 해주지  않았지만  나해냈고 또 앞으로도 계속 하실 것이라고

분명한 어조로   말씀을 하신다 .


   그러나  말씀을 하시는 어느 순간에 내 가슴이 슬퍼온다!

   그 말씀 속에 서서히 지쳐 가시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직도 젊은이들 못지않은 체력을 지니셨다고 만 믿었었는데 .

아뿔싸! 많이 약 해지신 것이다. 눈시울이 붉어지신다.


“내가 자식에게 효도 받고 여가를 즐겨야할 나이임에는 분명한데

내가 너 알다시피 자식이있니? 누가있니?

제자들과 신딸들 이 있기는 하다만 누가 내속을 알아주고

내 뒤를 이을까 걱정이다.

전부들 좁은 시야로 우선 돈벌기에만 급급해서  지랄들이구

도무지 생각들이 없는 것 같아  밤이면 잠을 못 잔다.

내가 내 욕심에. 또 명예에  부귀영화를 누리자는 것도 아니고

평생 일궈 놓은 것들이 내가 죽으면 다 무너져 내릴 것 같아

전수관 을 지어 사회에 기증을 하면 이어져나갈 것 이라고 생각해서

안간힘 을 쓰는데  제자 라고 있는 것들이   내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쯪쯪쯪  혀를 차신다.

“자식이 열이라도  잘남놈도 있고 못난놈도 있는 법이지만

누구하나가 더하고 덜 할것이 없는데  더더우기

신의 동기이며 무당이라고 이름 지은 것들이  서로 시기하고 모함하고

흉보고 남의 말을 밥 먹 듯하니 한심하기만 하다“.

“너도  제자를 내봤으니  알 것 아니냐 ‘

“아무소리 하지 말고  수양 쌓는다 생각하고  불평불만 하지 말고

묵묵히 너 할일을 하면 되는 거다.“

말을 해서 알고 말을  안해서  모르는 것 아니지 않느냐?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말고  말 같지 않으면 듣지를 말라고 했다”

그러려니 하면 되는 거다“.  ”좁은 생각을 갖은 사람에게 이러구 저러구 한다는 것은 역시 그 사람도 역시 좁은 생각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나라고 외롭고 힘들지 않은 줄 아니?  내가 버텨나갈 수 있는 것은

해낼수 있다는 신념이 있기 때문 이다.“

하며 내 내심을 읽으신 것 같이  내입을 막아버리신다.

결국 나는 오늘도 그 기세에 눌려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


같은 여자로서 또 감히 따라 갈수는 없지만  같은 무당으로서

  세월이 흘러 갈수록 신어머니의 한 많은 세월을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는 또 배운다.  칠순노인에  정열과 열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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