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우울증에서 벗어나 보려 영화관을 찾았다.
우울하고 머리가 복잡 할 때는 홍콩 영화가 최고다.
긴치마에 너풀거리는 소매 자락이 허공 을 가르며 기막힌 검법을 구사하는
그런 만화 같은 장면에 푹 빠져 들다 보면
어느새 내 몸은 공중을 날라 다니곤 한다.
흐 흐 흐 흐 그 기분은 짜릿짜릿 할 정도 이다.
북소리 와 함께 장쯔이 와 유덕화의 폼 나는 교전을 보면서
복잡한 머릿속이 개운해지는 것 같다.
요즈음은 내 주변이 어느 하나라고 할 것 없이 모든 것이 심란하기만 하다 .
그래서 일까 ? 자꾸만 내 자신이 위축감에 빠져 들어 빠져 나올 길이 없는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이럴 때일수록 뭐든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실천이 안 되는 것이다.
점점 더 게을러지고 신세 한탄 만하게 되는 것이다 .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불필요한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이 어차피 안락한 생활을 내게는 주지 않았다는 것을 망각하는
순간부터 정서 불안이 되 버리는 것이다.
절대 편안하고 안 일 한 생각으로 살아가면 안 되는 팔자 인 것이다.
항상 긴장감 속에서 팽팽하게 삶을 느끼고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골치 아프고 힘든 일을 스스로 도맡아서 부딪쳐가며 끙끙거리는
내 모습이 어울리는 것이다.
헌데 이번에는 해도 너무 한다.
폼생폼사인 내가 밑에 아이들 떡값도 시원히 못 쥐어주니. 쩝 쩝
원래 없는 사람이 경우 찾다가 더 망하는 법이다.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은 인사 할 때도 많다.
명절이 돌아오면 월세 사는 사람이 집 주인에게 고깃근 이라도
선물을 해야 하고 직장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사람도 위사람 에게 갈비짝이라도
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다 사람이 어울리며 살아가는 정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
그래야 후일이 보장된다는 생각 때문이기도 한 것이다
요즈음 누가 그렇게 사느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건 모르는 소리인 것이다.
아직도 내 주위에는 그렇게 없는 살림에 인사 치례로 허리띠를 졸라 매는
사람이 더 많다.
골고루 잘사는 나라 빈부의 차이가 없는 나라가 된다면 얼마나 좋으랴 !
하루 빨리 그런 세상이 오기는 해야 하겠지만.
아마도 그런 세상은 내가 죽은 뒤에나 오게 될는지 모르겠다.
어떤 이들은 내게 묻는다.
“언제쯤 경제가 나아 질래나요 ?”
“언제쯤 이 혼란한 시기가 안정될까요?”
“난 그런 것 잘 몰라요.”
내가 이렇게 대답하면 대뜸 나에게 화를 낸다.
“아니 무당이 모르면 어떡해요?”
“ 유명하다고 해서 왔는데 왜 그것도 몰라요?”
하하하 크게 웃을 수밖에 없다.
“나는 요 시국을 읽는 그런 큰 무당이 아니에요.”
그냥 내 주변의 이웃들과 소소한 일에 울고 웃는 그런 무당 이예요.‘
어이없어 하는 이들에게 나는 한마디 더 한다.
“시국이 이렇다 하더라도 아 옛말이 있잖아요” !
“호랑이한테 물려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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