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년회 같지 않은 망년회를 하려고 식구들 이 모였다.
이래저래 식구들이 줄고 세식구들 끼리 얼굴이라도 익히게 하고 싶어서 였다.
그냥 내마음 이 섭섭해서 몇몇이 저녁이나 함께 하고 싶어서 였다 .
마침 덕림스님께서 마실을 오신다고 연락이왔다 .
평소 너무나 깐깐한스님을 골려 먹을려고, 나는
"스님 오실때 모자를 푹 뒤짚어 쓰시고 오시지요". 허니
"왜요 "
'응 아니오늘 저녁에 우리식구들 모여서 고기 먹으러 갈껀데 같이 가시게요'
"싫어요'
"아니 고기안잡수시니깐 따른거 잡수시면되지요'
" 싫어요 냄새나느것 ! 먼저들 드세요 , 저는 저녁공양하구 갈거예요 .
후후후후 어린아이 투정부리듯 하신다 .
골려 먹으려는 내 심사가 못된것이지.
.
오시지마자 내가 골려 먹는다
"글쎄 스님이 어린애 같이 쌀쌀 맞은 소리로" 싫어요" 하는 데 구엽지뭐냐"
모두들 깔깔거리고 웃는다 .
"아니 그게 아니구여 앉아있기도 힘들고 냄새가 배면 추워서 빨래 하기도 어렵고 ..'
애써 변명을 하신다 .
그러더니 옆에 모자를 쓰고 앉은 아이의 모자를 자꾸 만져보셨나보다 .
아이는 얼른 모자를 벗어 드린다
" 스님 써보시고 싶으세요 아무래도 그러신것같아요 자꾸 만지작 거리시는게 어서 써보세요
헌데 제가 머리를 안감아서 냄새가 좀 나기는 하지만 .."
모두들 파안대소를 한다. " 이건 싸이감이야 얼른 찍자 "
"샘 싸이에 올려 놓으세요 우리 다 한마디씩 리플달을 거예요"
사진찍기를 업으로 하는 막내가 나에게 종용한다.
내작업실이 웃음소리에 내려 앉을 뻔했다 .
언제나 꼿꼿하고 깔끔하고 유리알 같이 맑은 스님 .
골려 먹어서 미안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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