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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이쁜스님

담박제 2005. 12. 19. 04:56
'

 

  망년회 같지 않은 망년회를 하려고 식구들 이 모였다.

  이래저래 식구들이 줄고 세식구들 끼리 얼굴이라도 익히게 하고 싶어서 였다.

  그냥 내마음 이 섭섭해서  몇몇이 저녁이나 함께   하고 싶어서 였다 .

  마침  덕림스님께서  마실을  오신다고 연락이왔다  .

  평소 너무나 깐깐한스님을 골려 먹을려고,  나는

 

  "스님  오실때 모자를 푹 뒤짚어 쓰시고 오시지요".   허니 

 "왜요 "

  '응 아니오늘 저녁에   우리식구들  모여서   고기 먹으러 갈껀데  같이 가시게요'

  "싫어요'

 "아니 고기안잡수시니깐   따른거 잡수시면되지요'

  " 싫어요 냄새나느것 !  먼저들 드세요 , 저는 저녁공양하구 갈거예요 .

   후후후후 어린아이 투정부리듯 하신다 .

   골려 먹으려는 내 심사가 못된것이지.

.

   오시지마자  내가 골려 먹는다 

  "글쎄 스님이 어린애 같이 쌀쌀 맞은 소리로" 싫어요" 하는 데 구엽지뭐냐"

  모두들 깔깔거리고 웃는다 .

 

"아니 그게 아니구여 앉아있기도 힘들고 냄새가 배면 추워서  빨래 하기도 어렵고 ..'

 

 애써 변명을 하신다 .

 그러더니  옆에  모자를 쓰고  앉은  아이의 모자를 자꾸 만져보셨나보다 .

 아이는 얼른 모자를 벗어 드린다 

 

 " 스님 써보시고 싶으세요  아무래도 그러신것같아요 자꾸 만지작 거리시는게  어서 써보세요

   헌데 제가   머리를 안감아서 냄새가 좀 나기는 하지만 .."

 

 

 모두들  파안대소를 한다.  " 이건  싸이감이야   얼른 찍자 "

 

 "샘 싸이에 올려 놓으세요  우리 다 한마디씩 리플달을 거예요" 

 사진찍기를 업으로 하는  막내가 나에게 종용한다.

 

 내작업실이  웃음소리에 내려 앉을 뻔했다 .

 

 언제나 꼿꼿하고 깔끔하고  유리알 같이 맑은 스님 .

 골려 먹어서 미안혀요 .

 

 

출처 : 날라리 무당
글쓴이 : 미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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