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의소리 ,몸의소리본문중에서

내 삶속에 생각들을 모아서

담박제 2005. 8. 9. 01:10

  지나온  내삶의 발자취를  더욱더 생각하게 하는  날들 이 연속되고 있다.

 

벌써 이년전에 한바탕 치러냈다고 생각했지만  치뤄내야할것들 이 많은가보다.

 

오늘은  지난  내시간을 블러그에 올려  본다.  


 

 

 

■상권


제1장_ 징조

넋두리 속의 해결책 / 35   어린 날 죽음의 초상과 가위눌림 / 40

뭐, 뭐 하는 셈 치고 / 46   떠도는 혼령 / 55


제2장_ 파멸

잃어버린 내 젊은 날 / 67  파멸로 향하는 의심 / 80  아들을 가슴에 묻고 / 92     

자유를 향한 몸부림 / 107  산으로 날아간 새 / 117       


제3장_ 방황

내가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 131   사장언니는 미아리 족집게 / 140

송광사의 새벽 법고 / 150  별천지였다 / 158


제4장_ 혼돈

점집순례 / 167  혼의 소리 / 179  혼돈 속에서의 선택은 / 197   

어울림 속의 걸립 / 209  신명이 찾아 준 지갑 / 216  어머니와의 생이별 / 230



■하권

- 무당으로서의 입문과정부터 현역무당으로 활동하는 현재까지의 생활속에서 부딪혀온 특이한 생활면모를 위시하여 무당으로서의 정체성 추구 의지및 방향, 현재 우리 사회의 무속에 대한 비판들을 써 보았다.


제5장_ 접신

생과 사의 내림굿 / 15     영혼결혼식과 찍새 / 41     끊을 수 없는 인연 / 50              

작두날 위에서 / 58     나의 유일한 분신 / 70     날라리 신애기 / 76


제6장_ 변화

장단도 모르는 무당 / 87     카멜레온 / 91     일회용품의 무당 / 100            

한 순간의 탈선 / 111     돌이킬 수 없는 실수 / 123     도박판의 꽁지돈 / 130     불타는 자동차 / 147


제7장_ 행로

굿과 록뮤직 / 163     굿공연에 관한 소고 / 168     인터넷 속의 무당 / 180     시간이 멈춘 도시 / 188

화장터의 북소리 / 201     푸른눈의 구도자 / 206     신이 머무는 땅 / 225     무당이 너무 많다 / 257




  후기

 

팔자에 없는 글을 쓰고나서…


올해 초에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황병기 교수님의 음악회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뵙게 된 후 나에게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는 소설가 한말숙 선생님의 전화였다. 내용인즉 무조건 출판사대표와 만나보라는 것이었다.

어리벙벙해 있었는데 곧 <솔과 학> 출판사의 김재광 사장님의 전화가 이어 졌다.

책을 한권 써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에 나는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나는 글을 써본 적이 없는 사람이에요.” “ 편지 한 장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걸요.” 그러나 김 사장님은 한말숙 선생님의 소개로 전화를 한 것이라며 만나 줄 것을 요구 했다. 내가 흥미로운 소재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만나보라고 권유하셨다는 것이다. 결국 이튿날 나와 김 사장님은 대면을 하게 되었다.


첫 만남에서 아무리 자전적인 글이라지만, 나는 글을 쓸 줄 모르니 대필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김 사장님은 글이 힘을 갖기 위해서는 직접 써야한다고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내가 살아온 이야기들과 보통 사람들이 미처 경험하지 못하는 내주변의 다양한 삶의 방식들을 한데 모아 이야기로 풀어나가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한말숙 선생님에게 말씀을 드린 것이 생각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직접 책으로 엮는 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한일 이였지만 주위에 지인들이 자꾸 용기를 내어 써보라고 권유를 하는 바람에 볼펜을 잡게 되었다. 하지만 볼펜으로는 종이위에 단 한자도 써 내려 갈수가 없었다.

결국 나는 이년 전에 내 홈페이지 속에서 운영했던 넋두리게시판 문을 닫아버렸지만, 넋두리게시판에서 독수리 타법으로 리플을 달았던 경험을 떠 올려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

도무지 어디서부터 써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를 않았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재미있는 경험담을 써 보려 했지만 마음과는 달리 글은 어느덧 어린시절을 떠올려 가며 진행되고 있었다. 어느새 나는 과거의 기억 속에 젖어 가고 있었다.

오랜 세월을 잊은 듯이 살아 왔던 것 같았는데 기억은 생생하게 떠올랐다. 누구나가 과거의 좋은 기억은 간직하고 힘들었던 기억은 지우려 애를 쓰는 법이다. 기억이 떠오를수록 내 기억은 고통 그 자체였다. 글을 써내려 갈수록 과거에 젖어 분노도 하고 바보 같이 살아온 내 인생이 허망하기도 하고 당시의 괴로움과 고통이 현재처럼 다가와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써 내려갔다. 내 아들 민이의 죽음을 한시라도 잊고 살수가 없었던 탓인지도 모르겠다.

그 반면에 그 어떤 상황에 처해 있었어도 좌절과 절망감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온 내 자신에게 놀라기도 했다.

글을 쓰다가 울다 웃으며 내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신 황병기 선생님과 한말숙 선생님께 마음속 깊이 감사를 느끼기도 했다. 글을 쓰다 보니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궁색하고 구질거리며 살아온 내 인생이 무슨 이야기가 된다고 무조건 써내려 가는지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일부를 마치고 나자 탈진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며칠 후 나는 내가 쓴 글에 확실한 메시지를 담고 싶은 욕심에 방향을 잡아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는 또 열중했다. 폼 안나는 글 솜씨이지만 현재 내 인생의 전부인 무당으로서의 메시지도 담고 싶었던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메시지라는 것은 통상 무당들이 발간한 책들처럼 예언을 한다든가 사례를 써내려가는 것은 아니었다.

감히 나름대로의 무당의 정체성을 찾아 써 보고 싶었다. 또한 요즈음일부 변질 되어가는 무속세계의 흐름을 말하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방향을 잡자 무당으로서의 내 자신의 잘못까지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이었다.

내 신어머니의 넋두리가 주마등처럼 흘렀지만 모두가 새삼스럽게 가슴에 꽂히는 것 이었다. 잊혀져 가는 무당의 정체성과 마구잡이식 의 내림굿의 현실을…. 주머니를 뒤지면 먼지 안 나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나 역시 그럴 지도 모른다. 나의 비판적인 시각을 읽고 나를 몰아세우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솔직하게 하지 못해서야 되겠는가?

내 소망이 있다면 이 글을 읽고 ‘무당’하면 사극에서의 활과 바늘을 손에 든 사악하고 이기적인 무당만을 어둡게 떠올리는 인식이 조금이라도 사라진다면 그 보다 더한 보람은 없을 것 같다.

더불어 신의 풍파를 겪고 무당으로서의 내림굿을 해야 하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진로결정에 참고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종교적 위상과 의미를 논하기 이전에 이 땅에서 태고 적부터 현재까지 생명력을 지니고 자생하고 있는 무(巫)의 세계는 많은 이들의 정신적 고향에 중요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나는 감히 믿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굿이 지니는 전통종합예술적 가치에서부터 상담자로서의 무당이 생활의 이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할 수 있다는 존재가치를 나는 확신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렇듯 무당으로서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갖게 해준 나의 영원한 신어머니이시며 스승이신 김금화 선생님께 이 책을 헌정한다. 또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이 책이 태어 날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솔과 학>의 김재광 사장님께도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보낸다.



2003년 여름을 보내며 한남동에서

무당 이해경

'혼의소리 ,몸의소리본문중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박판에서의 꽁지돈  (0) 2004.04.27
넋두리속에서의 해결책  (0) 2004.04.27
불타는 자동차  (0) 2004.04.23
인터넷속의 무당  (0) 2004.04.23
무당이너무 많다  (0) 200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