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판이야기

춘천마임축제

담박제 2009. 6. 4. 17:30

30일 도깨비난장, '화합의 장'으로 재구성
대동굿 시작으로 8시간 동안 열려
09.05.31 17:24 ㅣ최종 업데이트 09.06.01 08:29 최소희 (soheee_)

2009년 춘천마임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도깨비 난장은 여느 때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지난 23일 들려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소식에 이어 29일 눈물의 영결식으로 인해 아직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지난 25일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감독은 기자회견을 갖고 모든 야외 거리공연과 축제성 프로그램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30~31일 우다마리에서 열리는 '도깨비난장'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추모를 기리기 위한 내용의 추모공연을 펼쳤다.

 

  
2009 춘천마임축제의 하이라이트 '도깨비 난장'에서 대동굿을 펼치고 있는 만신 이해경
ⓒ 최소희
춘천마임축제
 

슬픔을 넘어선 승화와 화합'이 주제였던 이번 난장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의 뜻을 담은 황해도 만신 이해경의 굿을 시작으로 30일 밤 10시부터 31일 오전 6시30분까지 우다마리 공연장에서 열렸다.

 

당초 축제 굿판을 벌이기로 했던 서해안 풍어제 및 대동굿 이수자인 이해경 만신은 故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며 '해원상생과 화합을 향하는 대동굿'을 펼쳤다. 국민장 기간 동안 축제성 프로그램을 중단한 올해 마임 축제는 삶과 죽음은 하나라는 고인의 유언처럼 화합의 장(場)으로 재구성 되었다.


 

  
만신 이해경이 故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슬픔에 잠긴 시민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있다.
ⓒ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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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굿은 진혼과 화해, 상생을 토대로 삼베 끊기와 관람객들에게 오방색실과 음식을 나눠주는 순으로 진행 됐다. 삼베를 시민들이 다 같이 잡아 온 몸으로 찢고 오방색실을 쥐고 있는 관람객의 손목에 묶어 항상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하는 시민들의 호응이 높아졌다.

 

  
시민들이 손을 모아 행운을 기원하며 삼베와 오방색실을 잡고 있다.
ⓒ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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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기원하며 오방색실을 잡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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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기원하며 오방색실을 잡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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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신 이해경 선생은 "금요일(국민장)에는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었는데 오늘은 이 굿으로 나쁜 기운을 날려버리자"며 시민들을 격려했다. 굿이 끝난 뒤 제사 음식을 나눠먹으며 축제장은 마을 잔치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대동굿이 끝난 뒤 시민들과 공연단이 제례 음식을 나누고 있다.
ⓒ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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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굿에 이어 유진규 감독과 소설가 이외수씨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풍선을 하늘로 띄워 보내 애도의 뜻을 더했다. 이외수씨의 선창으로 "예술에 미치고, 사랑에 미치고, 마임에 미치자. 마임은 마음이다!"라는 구호를 시민들과 함께 외치며 본격적인 도깨비 난장이 시작되었다. 약식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추모 공연으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유진규 마임축제 예술 총감독과 소설과 이외수씨가 덕담을 위해 무대에 올랐다. 이 날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애도를 표하기 위해 고인을 상징하는 노란 풍선을 들었다.
ⓒ 조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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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외수씨가 故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노란 풍선을 날려 보내고 있다.
ⓒ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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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난장이 마무리 되어 갈 때 즈음, 31일 새벽 4시께에는 국민들의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소리꾼 정경화가 상여소리를 공연했다. 소리와 함께 공연된 퍼포먼스는 고인을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을 표현해 숨죽인 관람객들의 마음을 저리게 했다.

 

  
소리꾼 정경화씨가 국민의 마음을 담은 상여소리를 공연하고 있다.
ⓒ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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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의 상여소리와 함께 고인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담은 퍼포먼스를 공연하고 있다.
ⓒ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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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전희(女․44․영월)씨는 "노 대통령의 서거로 실의에 빠진 시민들에게 힘을 주려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굿이라는 것을 '신 내림'으로만 생각해서 거리감이 있었지만 곧 같이 호흡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마임축제가 처음이라는 신아름(女․22․한림대)씨는 "축제로 슬픔을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국가의 큰 슬픔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위로받을 수 있어서 매우 의미있는 하루였다"고 전했다.

 

글 : 강지영, 정수진, 조은빛, 조상은, 최소희

사진 : 조상은, 최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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