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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여인

담박제 2005. 6. 1. 02:11

 아주  특별한 날 이었다.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 에게는  그냥 가족이 소풍 나온 줄로   알았겠지!

 

 

몇년만일까?  내가 아버지를  만나본것이 . 기억이 가물가물 할 정도이다.

딸의 전화번호는  그대로 이건만  팩스로 바뀌어버린 번호로만 전화 를 하셔서  

목소리들은지도  벌써 한참이나 됐는데 ..

 

  전화가 왔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걸음도 잘못걸으시는 아버지께서 나들이를 하시니 

꼭좀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뭔가  이상한기운이 도는 것같다 

혹   생전에 마지막이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 도 든다.

아흔을 바라보시는  아버지 이시기때문이다.

 

다른떼ㅐ 같으면 이리저리 핑계를  대기가 십상인 내가 알았다고  대답을 하니

언니가 좋아라한다 .  오는길에 어머니를 모셔 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둘째언니에 말을 듣고

지금은 거의  남과 같이 되어  따로 사신지  이십여년이 지난 어머니를 모시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약속장소에 거의 다달았을 즈음  둘째언니에게 핸폰이 왔다.

아니 이게 웬일인가 ?   큰어머니께서도 나온신다고 하신다 .

큰집 언니가 모시고 오신단다.  우리쪽도  나말고도 언니 동생들 조카들 까지 다모인다는 것이다.

 가족간의 모임이 어쩌다가 한번씩  있다해도   큰집과 우리집은 서로가 축의금 정도만  오고가긴했지만  이렇게  한아버지에 두엄마   그리고 두 엄마사이에  자식들이  ,  물론  아들들은 쏙빠졌지만 자매가 넷씩 이나 모여 보기에는 처음 인것이다.

 

한 남편을   두 여인이  의지하고 섬기면 살아온세월은  참으로 글로 다 표현하기어려운 일들 이 많았을터인데 ...

우리자식들 간의 갈등은 또 얼마나  많았었는데 ...

 

 우리집은  우리나라의  일제시대를 걸쳐 분단의 아픔을 격으면서 시대가 낳은  전형적인 두집살림의 표본인것이다.

 

그런 아픔 속에서 살아온  두노모 의 얼굴속에는 이제  서로의 질투도  미움도   남아있지 않은 모습인것같았다. . 

 

서로 평온한 마음 속에서 서로의 건강을 걱정해주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

나는 내 어머니의 슬픔을 본다.

 

 

 나이가 먹으면 더욱이   등기 댈사람이 분명  남편이건만 .

분명 내가 어려서 그리고 성년이 될때까지도 아버지는 우리 아버지였는데 .

어느날 아버지는 본가의 아들들 에게 돌아가셧고 그날이후 어머니는 홀로   살아오셨던것이다.

 

"엄마 아버지 안보고 싶어 "

 

"보고싶긴뭐가 보고싶어  큰집에서 구박이나 안받는지  자꾸  보러 오신다는 것을 내가  오시지 말라구했다.  그쪽 자식들 눈치 안보시겠니. 아들들이 잘모시겠지 ! 그래서그런지 요즈음은 전화도  없다.  편찮으신거나 아니지 " 

 

암만  어쩌구 자쩌구 해도 엣말이 하나도 안틀린것이다.

남자는 죽어서 시체라고 조강지처를 찾는다고  하지  않디!

더더군다나 그쪽에는 아들이  있잖니 .

 왜려 섭섭해하는 나를  보고 하시던말씀 이시다 .

 

큰집언니와  나는 농담까지 주고 받는다 .

 

"참 우리아버지 북도 많은 사람이다 ! 그치언니 ?

저나이에 두여자를 한자리에 앉혀놓고 딸내미들 까지 이렇게 앉혀 놓고 계시니 말이야!"

 

" 그러게 말이다 .  "

 

 세월이 약이란말은 참 맞는 말인것같다 !

 아무리 깊은 상처라도  상처는 시간이 가면 아물기 마련인가 보다.

 

세월은 모든 것을  희석시키기도 하고 정화 시키기도하는 가보다.

어떠한  사랑도  어떠한   미움도 .  갈등도 .

 

 암만 그래도 나는 속상하다 .

우리 엄마  아버지와 단둘이  시간좀 만들어 줬으면 ..

얼마나 좋을까 ?

하시고 싶은 말씀들이 얼마나 많을까?

나이가 들면들수록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는데...

 

 

 


   전통음악공연 (사진 오마이 뉴스 김기 기자)

  사진은 글 내용과는 전혀 관계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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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일 오후 한옥마을 에서의 멋진 정악  연주회가 있었거든여  .

  전문가가 찍은 사진이 좋은것이  많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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